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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전략의 실패 사례 분석 어떤 점이 문제였을까?

by 유후후우후 2025. 5. 15.

퀀트 전략

 

데이터 과적합과 백테스트 편향의 함정

퀀트 전략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실패 원인 중 하나는 데이터 과적합과 백테스트 편향입니다. 이는 과거 데이터를 지나치게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전략이 역사적인 구간에서는 매우 뛰어난 수익률을 보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전혀 유효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한 개인 투자자가 만든 '소형주 + PER 5 이하 + 20일 이동평균 상향 돌파' 전략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25%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당 기간의 특정 시장 환경에만 과하게 맞춰진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은 실제 2016년 이후에는 경기 순환, 금리 환경 변화, 성장주의 부상 등과 같은 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급격히 성과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실투자에서는 오히려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퀀트 전략 수립 시 변수 수를 과도하게 늘리거나 특정 종목이나 조건에 맞게 조정한 결과이며, 결국 미래에 발생할 새로운 국면에는 전혀 대응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모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백테스트 과정에서 과거 데이터로 모든 매매 조건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필터링을 반복하면서 ‘완벽한 전략’을 만든다고 착각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과거에만 최적화된 전략일 뿐입니다. 따라서 퀀트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모델의 단순성과 일반화 가능성, 그리고 변수 간의 경제적 논리를 함께 고려하는 것입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무대응

두 번째 실패 요인은 전략이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한 유명 퀀트 펀드인 AQR Capital의 일부 스타일 전략은 지속적인 수익률 저하를 겪었으며, 이는 전략이 구축된 당시의 저금리, 고성장 환경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가치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략이 금리 인하와 테크 성장주의 부상으로 인해 점점 수익률이 하락했고, 모멘텀 기반 전략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극단적 이벤트에서 대규모 리밸런싱 오류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특정 시기 우량가치주 중심의 퀀트 전략들이 몇 년간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이후 저성장 국면과 기술주 주도의 시장 전환기에 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진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전략 수립 시 ‘지속 가능성’과 ‘적응력’이라는 개념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며, 전략이 모든 시장 상황에서 동일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성공적인 퀀트 전략은 특정 팩터나 조건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방향성과 구조 변화, 경제 지표의 흐름에 따라 조건을 재조정하거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단일 전략에 의존하기보다 팩터 간 분산과 혼합 전략을 활용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유동성 부족과 거래 비용 무시

마지막으로 간과되기 쉬운 실패 요인은 유동성 부족과 거래 비용을 무시한 전략 설계입니다. 백테스트 환경에서는 종종 ‘슬리피지’나 ‘스프레드’, ‘체결 지연’과 같은 현실적인 거래 요소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 국내 개인 퀀트 투자자는 코스닥 저유동성 종목 중 시가총액 하위 5% 내 종목을 대상으로 초단기 추세 전략을 운용했지만, 매수 신호 발생 시 매도 잔량이 없어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거나, 소량 체결 후 급등락으로 인해 오히려 손실을 입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특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백분위 수익률’ 기준으로 상위 수십 종목을 동일가중으로 매수하는 경우, 거래량이 낮은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면 시장 충격 비용이 커져 실제 수익률은 백테스트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고빈도 매매 전략은 수수료 부담이 크고, 실전에서는 장 마감 직전의 급격한 체결가 변동으로 인해 성과가 왜곡되는 사례도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퀀트 전략을 설계할 때는 실거래에 가까운 조건을 반영하는 것이 필수이며, 거래 비용, 매수매도 시점의 가격 차이, 체결 가능성 등을 모델에 적극 반영해야만 합니다.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수익률이 높은 전략’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실행 가능한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현 가능성과 효율성을 함께 고려하지 않은 전략은 결국 투자자의 착각 속에서만 성공할 뿐, 현실에서는 번번이 좌절하게 됩니다.